충분히 자도 피곤하다면 잠의 양이 아니라 질이 문제일 수 있고, 숙면 장애는 습관으로 개선되는 경우와 검사가 필요한 경우로 갈린다. 불규칙한 수면·카페인·취침 전 스마트폰 같은 습관은 고치면 나아지지만, 코골이와 수면 중 호흡 정지·심한 주간졸림은 폐쇄성 수면무호흡 같은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증상이 주 3회 이상 3개월 넘게 이어지거나 충분히 자도 낮에 심하게 졸리다면 수면다원검사를 고려할 때다.

일곱 시간, 여덟 시간을 자도 아침이 개운하지 않다면 문제는 잠의 길이가 아니라 잠의 질일 수 있다. 잠자리에 오래 누워 있어도 자는 동안 몸이 제대로 쉬지 못하면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여기서 갈림길이 하나 생긴다. 어떤 숙면 문제는 생활 습관을 손보면 나아지고, 어떤 문제는 검사를 받아야 원인이 잡힌다. 이 둘을 구분하는 게 첫걸음이다. 습관 문제를 병으로 오해할 필요는 없지만, 검사가 필요한 신호를 습관 탓으로 넘겨서도 안 된다.

Mizuno K
먼저 스스로 손볼 수 있는 쪽부터 보자. 흔히 수면위생이라 부르는 생활 습관이 여기 속한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등이 권하는 항목은 대체로 겹친다.
이런 습관이 흐트러져 생긴 불면은 습관을 바로잡으면 상당 부분 개선된다. 특히 잠자리가 늦고 불규칙한 것, 자기 전 스마트폰을 오래 보는 것은 흔하면서도 고치면 효과가 큰 요인이다. 몇 주간 규칙을 지켜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그때는 습관 밖의 원인을 의심할 차례다.
문제는 아무리 잘 자려 해도 잠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다. 대표적인 게 폐쇄성 수면무호흡이다. 자는 동안 기도가 좁아져 호흡이 반복적으로 멈추면, 본인은 깬 기억이 없어도 잠이 자주 끊긴다. 그래서 오래 자도 개운하지 않고 낮에 심하게 졸리다. 앞서 말한 '충분히 자도 피곤한' 상태가 여기서 자주 나온다.
특히 다음 신호는 습관 교정만으로 넘기기 어렵다.
이 밖에 다리가 근질거려 잠들기 힘든 하지불안증후군, 자다가 소리를 지르거나 팔다리를 심하게 움직이는 경우도 단순 불면과는 원인과 치료가 다른 별개의 수면질환일 수 있다.
정리하면,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면 검사를 고려할 때다.
이 가운데 코골이나 무호흡이 의심되면 수면다원검사가 기준이 된다. 수면 중 뇌파, 호흡, 혈중 산소포화도 등을 함께 측정해 무호흡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다. 2018년 7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코골이·수면무호흡이 의심되고 주간졸림 평가(엡워스 척도) 등 조건을 충족하면 급여로 받을 수 있다. 검사에서 수면무호흡으로 진단되면 양압기 같은 치료도 보험 대상이 된다.
핵심은 구분이다. 습관에서 온 불면은 습관으로 되돌리고, 충분히 자도 개운하지 않은 데다 코골이·무호흡·심한 주간졸림이 겹친다면 자책하며 버티기보다 한 번 검사를 받아 보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