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은 표적 장기가 손상되기 전까지 대부분 증상이 없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며, 환자의 절반가량은 자신이 고혈압인 줄 모른 채 지낸다. 두통이나 어지럼 같은 증상이 느껴진다면 이미 혈압이 크게 높거나 장기 손상이 진행된 신호일 수 있어, 증상을 기다리는 방식으로는 제때 잡기 어렵다. 증상으로 알 수 없는 만큼 20세부터는 최소 매년, 비만·가족력 등 위험 요인이 있다면 더 자주 혈압을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혈압을 따로 재본 적이 없다면, 지금 내 혈압이 정상인지 알 방법이 사실상 없다. 고혈압은 대부분 아무런 증상 없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진료실에서 잰 혈압이 수축기 140mmHg 또는 이완기 90mm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보는데, 그 수치에 이르는 동안 몸은 별다른 신호를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침묵의 살인자'다.
| 분류 | 수축기(mmHg) | 이완기(mmHg) |
|---|---|---|
| 정상 | 120 미만 | 80 미만 |
| 고혈압 전단계 | 120~139 | 80~89 |
| 고혈압 | 140 이상 | 90 이상 |
한 번 잰 수치로 진단하지는 않는다. 표준화된 방법으로 여러 차례 잰 평균이 기준을 넘어야 고혈압으로 본다. 집에서 재는 가정혈압은 기준이 조금 낮아 135/85mmHg 이상이면 높은 것으로 본다.

Mikhail Nilov
혈압이 서서히 오르면 몸이 그 상태에 적응한다. 혈관이 받는 압력은 계속 커지지만, 심장이나 뇌, 콩팥 같은 표적 장기가 실제로 손상되기 전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통증 같은 경고가 없으니 본인은 건강하다고 느낀다.
문제는 이 침묵이 꽤 길다는 점이다. 여러 조사에서 고혈압이 있는 사람의 절반 정도는 자신이 고혈압인 줄 모른 채 지낸다. 증상이 없어서 병원을 갈 이유를 못 느끼고, 그사이 손상은 조용히 쌓인다.
증상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뒷머리가 무겁게 아픈 후두통, 어지럼과 현기증, 귀울림, 시야가 흐려지는 느낌, 심하면 실신이 나타날 수 있다. 콩팥이 상하기 시작하면 단백뇨나 혈뇨가 비치기도 한다.
다만 이런 증상은 안심의 근거가 아니라 오히려 경계 신호에 가깝다. 대개 혈압이 상당히 높거나 이미 장기 손상이 진행됐을 때 나타나기 때문이다. 즉 증상이 느껴진 뒤에 대응하면 늦을 수 있다. 증상을 기다리는 방식으로는 고혈압을 제때 잡기 어렵다.
조절되지 않은 고혈압은 여러 장기를 동시에 위협한다. 뇌에서는 뇌졸중, 심장에서는 심근경색과 심부전, 콩팥에서는 만성콩팥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눈 안쪽 혈관이 상하는 망막병증, 팔다리 혈관이 좁아지는 말초동맥질환도 고혈압과 연결된다.
여기서 기억할 기준은 하나다. 증상이 없다는 것과 손상이 없다는 것은 다르다. 아프지 않은 상태에서도 혈관과 장기의 손상은 진행될 수 있다.
증상으로 알 수 없다면 남는 방법은 정기적인 측정뿐이다. 상태에 따라 주기를 다르게 잡으면 된다.
가정에서 잴 때는 몇 가지만 지키면 된다. 최소 5분 앉아 안정을 취한 뒤, 1~2분 간격으로 두 번 이상 잰다. 측정 직전의 커피, 흡연, 음주는 수치를 흔들 수 있으니 피한다. 아침과 저녁, 같은 조건에서 재두면 흐름을 파악하기 좋다.
정리하면, 고혈압은 증상으로 알아채는 병이 아니다. 아프지 않아도 20세부터는 최소 매년, 위험 요인이 있다면 더 자주 혈압을 확인하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대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