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가 정상이어도 식후 60~90분에 혈당이 급등하는 혈당 스파이크는 놓칠 수 있는데, 공복혈당은 공복만 재고 당화혈색소는 몇 달 평균이라 짧은 급등이 묻히기 때문이다. 이런 급등락이 반복되면 혈관 내벽에 부담을 줘 동맥경화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채소를 먼저 먹는 식사 순서와 식후 걷기로 줄일 수 있고, 식후 자가 혈당 측정이나 반복 시 내과 진료로 확인하는 것이 좋다.

건강검진에서 공복혈당과 당화혈색소가 정상으로 나왔다면 대개 안심한다. 그런데 이 두 지표가 정상이어도 밥을 먹은 뒤 짧게 혈당이 치솟는 '혈당 스파이크'는 그대로 놓칠 수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두 검사가 측정하는 시점과 방식이 스파이크와 어긋나기 때문이다. 어떤 원리인지, 그리고 스파이크가 의심될 때 무엇을 확인하면 되는지 정리했다.

Waldemar Brandt
혈당 스파이크는 식후 혈당이 급격히 올랐다가 다시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보통 식사 후 60~90분 사이에 최고치에 이른다. 정상 범위는 식후 2시간 혈당이 140mg/dL 미만인데, 스파이크가 있으면 이 시점 이전에 혈당이 가파르게 솟았다가 빠지는 그래프를 그린다.
문제는 이 급등락 자체가 혈관에 부담을 준다는 점이다. 급격한 혈당 변동은 혈관 내벽 세포에 산화 스트레스와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이것이 반복되면 동맥경화로 이어져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핵심은 두 검사의 성격에 있다. 공복혈당은 말 그대로 공복 상태에서 한 번 재는 값이라, 식후에 혈당이 얼마나 튀는지는 담기지 않는다. 당화혈색소는 지난 2~3개월의 평균 혈당을 반영하는 지표다. 평균이라는 말이 함정이다. 하루 몇 차례 짧게 솟은 봉우리는 낮은 값들 사이에 묻혀 평균으로는 완만하게 보일 수 있다.
그래서 공복혈당도 정상, 당화혈색소도 정상인 사람이 식후에는 혈당이 크게 치솟는 경우가 생긴다. 참고로 대한당뇨병학회 기준으로 당뇨 전단계는 공복혈당 100~125mg/dL 또는 당화혈색소 5.7~6.4%다. 이 선을 넘기 전이라도 식후 급등이 잦다면 혈관은 이미 자극을 받고 있을 수 있다.
| 구분 | 공복혈당 | 당화혈색소 |
|---|---|---|
| 정상 | 100 미만 | 5.7% 미만 |
| 당뇨 전단계 | 100~125 | 5.7~6.4% |
| 당뇨 | 126 이상 | 6.5% 이상 |
숫자만 놓고 보면 정상 칸에 있어도, 이 표는 식후 스파이크까지 보여주지는 못한다는 점을 기억하는 게 중요하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먹는 순서를 바꾸는 것이다. 채소처럼 식이섬유가 많은 음식을 먼저 먹고, 단백질 반찬을 그다음에, 밥이나 면 같은 탄수화물을 마지막에 먹는 방식이다. 식이섬유가 먼저 장에 들어가면 포도당 흡수 속도가 느려져 식후 혈당이 완만하게 오른다. 실제로 같은 식단이라도 순서만 바꿔 혈당 상승 폭이 줄었다는 실험들이 보고돼 있다.
식후 활동도 효과가 있다. 식사 뒤 30분 안에 가볍게 걷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면 근육이 포도당을 에너지로 써버려 혈당이 덜 튄다. 격한 운동일 필요는 없다. 설거지를 하거나 동네를 한 바퀴 도는 정도면 충분하다. 반대로 밥을 먹자마자 앉거나 눕는 습관은 스파이크를 키운다.
식후에 유난히 졸리고 나른하거나, 집중이 흐트러지는 일이 반복된다면 스파이크를 한번 의심해 볼 만하다. 다만 이런 증상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확인하려면 식후 혈당을 직접 재보는 것이 가장 직접적이다.
가정용 혈당측정기로 식사 시작 후 1~2시간 무렵을 재보면 자신의 식후 곡선을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요즘은 팔에 붙여 하루 종일 혈당 흐름을 보여주는 연속혈당측정기(CGM)를 쓰는 사람도 늘었다. 다만 수치 해석과 이후 관리는 사람마다 다르므로, 반복적으로 높은 값이 나오거나 증상이 이어진다면 자가 판단에 그치지 말고 내과 진료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