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저염식에서 줄여야 할 나트륨은 소금통이 아니라 국물·면·김치·장류에 숨어 있고, 대한고혈압학회는 하루 소금 5g(나트륨 2,000mg)을 권고한다. 국과 찌개 국물부터 절반으로 줄이고 면류와 김치·가공식품 순으로 손대되, 끊기보다 향신료와 산미로 간을 대신하는 대체가 오래간다. 효과는 아침·저녁 가정혈압을 5~7일 평균으로 추적해 확인하고, 극단적 제한이나 약물 조절은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고혈압 진단을 받고 저염식을 시작할 때 흔한 오해가 "식탁의 소금통을 치우면 된다"는 생각이다. 실제로 문제는 눈에 보이는 소금이 아니라 국물, 면, 김치, 장류에 이미 녹아 있는 나트륨이다. 그래서 저염식의 첫걸음은 소금을 덜 뿌리는 게 아니라, 나트륨이 가장 많이 들어오는 통로부터 순서대로 막는 것이다.
목표부터 잡자. 대한고혈압학회는 2026년 개정한 진료지침에서 하루 소금 권고량을 기존 6g에서 5g으로 낮췄다. 나트륨으로는 2,000mg으로, 세계보건기구 기준과 같다.

Mikhail Nilov
한국인은 하루 나트륨의 절반 이상을 면·만두류, 김치류, 국·탕류, 찌개·전골류에서 얻는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기준 급원별 하루 섭취량은 대략 이렇다.
| 음식군 | 하루 나트륨(1인 평균) |
|---|---|
| 면·만두류 | 481mg |
| 김치류 | 438mg |
| 국·탕류 | 330mg |
| 찌개·전골류 | 217mg |
이 표가 곧 줄이는 순서표다. 가장 먼저 손댈 곳은 국과 찌개의 국물이다. 건더기는 먹되 국물을 절반 이하로 남기는 것만으로도 하루 나트륨이 눈에 띄게 준다. 다음이 라면 같은 면류로, 수프를 덜 넣고 국물을 남기면 된다. 그다음이 김치·젓갈·장류의 양과 횟수, 마지막이 가공식품이다. 가공식품은 살 때 영양성분표의 나트륨 함량을 비교하는 습관 하나로 상당 부분 걸러진다.
저염식이 실패하는 이유는 대개 "맛없어서"다. 김치를 끊고 국을 없애는 식의 전면 금지는 오래가지 못한다. 핵심은 제거가 아니라 대체다.
국물을 절반으로 줄이는 대신 건더기를 늘리고, 소금과 간장으로 내던 간을 마늘·파·후추 같은 향신료나 식초·레몬의 산미로 대신하면 짠맛이 줄어도 밋밋함이 덜하다. 김치도 끊는 대신 한 끼에 놓는 양을 줄이거나 물에 한 번 헹궈 먹는 식으로 조절할 수 있다. 조리법 자체를 국물 요리에서 무침이나 구이 쪽으로 옮기는 것도 방법이다. 완전히 안 먹는 게 아니라, 같은 재료를 덜 짜게 먹는 쪽으로 방향만 트는 것이다.
집밥보다 신경 써야 할 쪽은 외식과 배달이다. 식당 찌개나 국밥 한 그릇의 국물에는 하루 권장량에 육박하는 나트륨이 담긴 경우가 흔하다. 밖에서 먹을 때 국물을 남기는 습관 하나가, 집에서 소금을 아무리 아껴도 메우기 힘든 차이를 만든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저염식은 약물 치료를 대신하지 못한다. 또 신장 질환이 있거나 이뇨제 등을 복용 중이라면 극단적인 나트륨 제한이 오히려 위험할 수 있으니, 목표치는 담당 의사와 상의해 정하는 게 안전하다.
식단을 바꿨다면 그 효과를 스스로 추적할 수 있어야 동기가 유지된다. 병원 혈압 한 번보다 집에서 꾸준히 재는 가정혈압이 변화를 더 잘 보여준다.
측정은 아침과 저녁 하루 두 번이 기본이다. 아침에는 기상 후 1시간 이내에 소변을 본 뒤, 식사와 혈압약 복용 전에 잰다. 저녁에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잰다. 두 경우 모두 등받이에 기대 앉아 다리를 꼬지 않고 5분쯤 안정한 뒤, 커프를 심장 높이에 맞춰 1~2분 간격으로 두 번 재고 평균을 낸다.
하루치 숫자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다. 최소 5~7일 동안의 아침·저녁 평균을 놓고 추세를 봐야 식단 변화가 실제로 혈압을 낮추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나트륨을 하루 1,000mg 줄이면 수축기 혈압이 평균 2~4mmHg가량 내려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런 변화는 며칠이 아니라 몇 주에 걸쳐 나타난다. 그러니 저염식을 시작했다면 혈압 수첩이나 앱에 며칠 단위 평균을 적어가며 방향을 확인하는 편이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