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이 6월 발표한 알츠하이머 진행위험 6단계 예측 체계는 연구·예측 단계로, 당장 병원에서 받는 진단 검사가 아니다. 지금 실제로 받을 수 있는 것은 치매안심센터의 무료 인지선별검사(CIST)에서 시작하는 3단계 검진이다. 가족력이 걱정되는 40~50대라면 경고 신호를 구분하고, 선별검사부터 언제 어떻게 받을지 미리 알아두는 것이 현실적인 대비다.

치매 관련 뉴스가 나오면 '이제 조기에 잡을 수 있겠다'는 기대가 생긴다. 6월 22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발표한 연구도 그런 인상을 준다.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위험을 기존 3단계에서 6단계로 더 세밀하게 나누는 한국형 예후 예측 체계를 만들었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다만 여기서 구분이 필요하다. 이 체계는 1,263명의 코호트 자료에 혈액검사와 뇌영상, 연령 등을 종합해 '진행 속도를 예측'하는 연구 도구다. 연구진도 치료 여부를 직접 정하는 임상 도구는 아니라고 밝혔다. 즉 오늘 병원에 가서 '6단계 검사 해주세요'라고 요청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뜻이다. 이 연구가 혈액 속 pTau217 같은 지표를 활용했다는 점은 향후 혈액 기반 조기 예측이 정교해질 방향을 보여주지만, 상용 검사로 자리 잡기까지는 추가 검증이 남아 있다. 앞으로 진단 정밀화에 보탬이 될 기반이지, 지금 당장의 선택지는 아니다.

Vitaly Gariev
대신 이미 자리 잡은 검진 체계가 있다. 전국 치매안심센터를 통한 3단계 검진이다.
첫 단계는 인지선별검사(CIST)다. 치매로 진단받지 않은 주민이라면 누구나 치매안심센터에서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나이 제한도 없다. 여기서 인지 저하가 의심되면 두 번째 단계인 진단검사로 넘어가는데, 신경심리검사와 전문의 진료가 함께 이뤄지고 이때는 보호자가 동반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 감별검사에서는 협약병원에서 혈액검사와 뇌 영상촬영(CT 또는 MRI)으로 치매의 원인을 가린다.
비용은 단계와 대상에 따라 갈린다. 선별검사는 무료지만, 국가의 진단·감별검사 비용 지원은 대체로 만 60세 이상(초로기 환자는 예외 선정 가능)과 소득 기준을 둔다. 감별검사비 지원 상한은 지자체마다 달라, 예컨대 한 지역은 8만원을 상한으로 둔다. 40~50대라면 이 지원 대상에서 빠질 수 있으니, 선별검사는 센터에서 무료로 받되 진단·감별은 병원 자비 검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가족력이 걱정된다고 당장 뇌 영상부터 찍을 필요는 없다. 먼저 볼 것은 신호다. 단순 건망증은 시간이 지나면 기억이 되살아나고 일상생활은 그대로 유지된다. 반면 다음 같은 변화가 잦아지고 반복된다면 전문 진료를 고려할 때다.
이런 신호가 보이면 CIST 선별검사부터 받는 것이 순서다. 검사받으러 갈 때는 몇 가지를 챙기면 진료가 수월하다. 언제부터 어떤 증상이 있었는지 기록한 메모, 평소 복용하는 약 목록, 그리고 진단 단계에서는 동반할 보호자다. 특히 증상의 시작 시점과 빈도는 본인보다 가족이 더 정확히 아는 경우가 많다.
가족력은 위험을 조금 높이는 요인이지 확정된 운명이 아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비는, 뉴스 속 최신 연구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신호를 알아두고 가까운 치매안심센터의 선별검사가 어디서 어떻게 이뤄지는지 미리 확인해 두는 것이다.